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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올림픽 코스를 목표로 하기 전, 내가 마주한 세 가지 두려움

📑 목차

    철인3종 도전을 결심한 이후, 준비 단계에서 마주한 현실

    올림픽 코스를 목표로 하기 전, 내가 마주한 세 가지 두려움

    철인3종 도전을 결심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현재 상태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었다.

    이 현실을 정리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감정 소모가 컸다. 막연한 기대 속에서 그려왔던 도전의 이미지와 달리, 실제의 나는 제한 조건과 주의 사항을 먼저 적어 내려가야 하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나열하기보다,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일은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과정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 과정을 거치면서 무리한 낙관이 오히려 완주를 멀어지게 만든다는 점도 분명해졌다. 철인3종 준비는 의지를 증명하는 시험이 아니라, 현재의 몸과 합의를 이루는 작업이라는 인식이 이 시점에서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1편에서 철인3종 완주를 목표로 삼게 된 배경과 방향을 정리했다면, 이번 글은 그 목표를 실제로 준비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현실적인 조건을 다룬다. 목표를 세우는 일과 준비를 시작하는 일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존재한다. 특히 완전초보의 입장에서는 의지보다 먼저 몸의 기억과 과거의 경험, 그리고 현재의 신체 상태가 먼저 반응한다.

     

    철인3종은 흔히 ‘강한 사람들의 경기’로 인식되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준비 과정을 설계하는 사람이 완주에 가까워진다. 이 글은 훈련 계획을 소개하기보다, 그 계획이 왜 이렇게 설계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는 준비 단계의 기록에 가깝다.

     

    갑상선 항진증 치료 이후, 운동 준비에 영향을 준 신체 조건

    갑상선 항진증 치료 이후의 신체 변화는 철인3종 준비 과정에 중요한 전제가 되었다.
    갑상선 호르몬은 에너지 대사, 체온 조절, 심박수, 근육 사용 효율에 관여한다. 치료 과정에서 약물 조절로 인해 일시적인 기능 저하 상태를 겪으면서 체중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증가했고, 전신 피로감과 염증 반응이 이전보다 쉽게 나타나는 상태가 되었다.

     

    이 시기의 신체는 겉으로 보기에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회복 속도가 느리고 과부하에 취약하다. 특히 고강도 운동을 무리하게 시작할 경우 심박수 회복이 지연되거나, 근육과 관절의 미세 염증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철인3종 준비는 ‘얼마나 많이 할 수 있는가’보다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를 먼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 점에서 철인3종 도전은 체력 향상을 넘어, 신체 회복 리듬을 다시 만드는 작업과도 연결된다. 준비 단계에서의 속도 조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에 가까웠다.


    수영에 대한 두려움과 갑상선 이후 신체 반응의 연결

    수영에 대한 두려움은 단순히 물에 익숙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 바다에서 놀다가 어느 순간 부표까지 떠밀려 갔던 경험은 짧은 사건이었지만, 통제력을 잃었다는 감각은 신경계에 강하게 남아 있었다. 이후 수영 환경에 들어가면 이성적으로는 괜찮다고 판단해도, 호흡이 먼저 짧아지고 몸이 긴장하는 반응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신경과학적으로 공포와 관련된 기억은 편도체를 중심으로 저장되며, 유사한 환경에 노출될 경우 교감신경을 빠르게 활성화한다. 이 상태에서는 심박수가 상승하고 호흡이 얕아지며, 근육 긴장이 증가한다. 수영은 호흡 리듬과 이완이 중요한 종목이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은 동작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갑상선 질환 이후 심박수 변화에 더 민감해진 상태에서는 이러한 신경계 반응이 더욱 분명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수영 준비는 기술 습득 이전에 안전한 환경에서 호흡을 안정시키고, 신체가 ‘위험하지 않다’는 신호를 다시 학습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 적응의 문제에 가깝다.


    사이클에 대한 두려움과 균형 감각의 문제

    사이클에 대한 두려움은 속도보다 균형 상실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다.

    생활자전거는 비교적 안정적인 구조라 큰 부담이 없었지만, MTB 자전거를 시도하면서 안장이 높아지는 순간 강한 긴장 반응이 나타났다. 이는 자전거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넘어질 가능성에 대한 신체적 경계 반응에 가까웠다.

     

    사이클은 단순한 하체 운동이 아니라 고관절 가동성, 코어 안정성, 전정기관의 균형 감각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종목이다. 체중이 증가한 상태에서는 중심 이동이 둔해지고, 작은 흔들림에도 불안정감이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야외 주행을 바로 시작하는 것은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실내 스피닝이나 고정식 사이클을 활용해 하체 사용 패턴과 심폐 지구력을 먼저 확보하는 방식은 현실적이면서도 안전한 접근이다. 균형 감각과 자신감은 일정한 반복과 성공 경험을 통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러닝에 대한 두려움과 관절 부담의 현실

    러닝에 대한 부담은 과거 부상 이력과 현재 체중 상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청소년기 발목 부상 이후 반복적인 접질림 경험이 있었고, 키가 크면서 무릎 관절에도 잦은 통증이 발생했다. 대학 시절 러닝을 즐기던 시기가 있었지만, 누적되는 통증으로 중단한 경험은 현재의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러닝은 착지 시 체중의 약 2~3배에 해당하는 충격이 하체 관절에 전달되는 운동이다. 체중이 증가한 상태에서 러닝을 우선할 경우 관절 부담이 빠르게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러닝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체중 감량과 하체 근력, 관절 안정성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는 러닝을 피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러닝을 오래 지속하기 위한 조건을 먼저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철인3종 올림픽 코스를 향한 준비 단계 정리

    철인3종 올림픽 코스를 목표로 하기 전, 현재의 위치를 명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수영, 사이클, 러닝 각각에는 분명한 두려움과 제한 조건이 존재한다. 이러한 조건은 의지 부족이나 나약함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 경험과 현재 신체 상태가 만들어낸 합리적인 신호에 가깝다.

     

    철인3종 도전은 이 신호를 무시하는 과정이 아니라, 이해하고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준비 단계에서의 선택 하나하나는 완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안전장치에 해당한다.

     

    이번 글은 철인3종 도전의 이유를 반복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준비 이전 단계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할 현실을 정리한 기록이다. 올림픽 코스 완주는 여전히 장기적인 목표이며, 지금의 선택은 그 목표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조건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다. 이 현실 인식이 앞으로의 훈련 방향을 결정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