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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편. 철인3종 훈련과 부부생활의 균형, 갈등 없이 지속하는 현실적인 방법

📑 목차

    철인 3종 도전과 부부생활, 두 가지를 함께 지키는 방법

    철인3종 훈련과 부부생활의 균형, 갈등 없이 지속하는 현실적인 방법

    철인 3종 도전을 이야기했을 때의 첫 반응

    철인 3종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처음 이야기했을 때, 남편의 반응은 열렬한 찬성도 강한 반대도 아니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꺼냈을 때, 남편은 약 5초간 침묵한 뒤 "해보고 싶으면 해요"라고 답했다. 그 짧은 응원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철인 3종 훈련은 하루 최소 2시간, 주말에는 3~4시간 이상을 요구한다. 수영 1.5km, 사이클 40km, 러닝 10km를 완주하려면 각 종목별로 주 3회 이상 반복 훈련이 필요하며, 이는 일주일에 최소 14시간 이상을 운동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일반적인 부부의 경우, 한 사람이 장기간 많은 시간을 운동에 할애하겠다고 하면 반대하거나 현실성이 없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21년 가족관계학회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의 취미 활동 시간이 주당 10시간을 초과할 경우 배우자 만족도가 평균 23% 감소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특히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과 생활 리듬의 변화는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존중해 준 태도는 충분히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운동 시간이 늘어날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문제

    철인 3종 훈련은 단순히 운동 시간이 늘어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근육량 유지와 회복을 위해 단백질 섭취량을 체중 1kg당 1.5~2g 수준으로 늘려야 했고, 탄수화물 비율 역시 전체 칼로리의 50% 이상으로 조정해야 했다.

     

    문제는 이러한 식단 변화가 함께 식사하는 부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우리 부부는 결혼 이후 주말부부를 8년하고 이제야 함께 살기 시작했기에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왔다. 저녁시간은 항상 함께 식탁에 앉아 하루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훈련을 시작하면 내 식사 메뉴만 단백질 위주의 두부밥, 통밀식빵 등 주식이 바뀌어야 했고, 이는 함께 먹는 시간의 의미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부담 요소였다.

     

    운동으로 인한 갈등은 종종 '운동 자체' 때문이라고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생활의 균형이 깨지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미국 결혼가족치료학회(AAMFT)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배우자의 취미 활동이 부부 갈등으로 이어지는 주요 원인은 '활동 자체'가 아니라 '식사 시간 감소(34%)', '대화 시간 감소(29%)', '공동 여가 시간 감소(22%)'로 나타났다. 특히 식사 시간, 휴식 시간, 대화 시간이 줄어들 경우 관계 만족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갈등을 줄이기 위한 시간 사용 전략

    이러한 갈등 요소를 줄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시간 사용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었다. 업무 시간은 조정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남편이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한 사이에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루틴으로 일정을 재배치했다.

     

    구체적으로 평일 운동 스케줄은 다음과 같이 설정했다. 남편이 출근한 8시 30분 이후 운동을 가는 루틴을 지키면 저녁 시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함께 보낼 수 있었고, 운동에 대한 양해를 반복적으로 구하는 방식이 아니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낮추는 방식이었다.

     

    주말에는 남편이 좋아하는 스노우보드를 타고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는 부부 공동 시간으로 완전히 비워두었다. 이 선택은 단순히 시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보내는 시간의 '질'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었다.

     

    가족 관계와 운동 시간의 관계를 다룬 연구에서도, 갈등의 핵심은 운동 자체보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간의 감소'로 나타난다. 미국 스포츠심리학회(APA Division 47)는 개인 운동이 가족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사전 합의와 시간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배우자와의 '예측 가능한 공동 시간'이 주당 최소 15시간 이상 확보되어야 관계 만족도가 유지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운동 비용에 대한 현실적인 합의

    비용 문제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철인 3종 준비 과정에서는 수영복, 수경, 사이클 헬멧, 러닝화 등 초기 장비 구매에만 약 80만 원이 소요되었고, 이후 월별로 수영장 이용료(월 8만 원), 사이클 정비비(월 2만 원), 보충제(월 3만 원) 등 총 월 13만 원 수준의 고정 비용이 발생을 예상한다. 

     

    무리한 투자가 아닌 현실적인 선에서 훈련 효율을 높이는 방향을 함께 논의했고, 우선은 맨몸으로 하는 훈련을 먼저 배치하여 스피닝을 1달 했고, 이후에는 월 4.5만원의 피트니스 센터를 등록하여 체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그리고 추가 비용까지 고려해서 월 운동 예산은 최종적으로 약 10만 원 수준으로 설정했다.

     

    공평함도 중요한 기준이었다. 남편 역시 골프를 즐기고 있기 때문에, 장비 구매 비용을 제외한 월 운동 예산을 동일하게 10만 원으로 맞췄다. 남편은 실내 골프 게임장을 주에 2~3회 (1회 방문 시, 1.4만원 정도)로 설정하여 월 10만원을 맞추는 것으로 계획했다. 이러한 합의는 한쪽만 희생한다는 인식을 줄이고, 각자의 취미를 존중하는 기준점이 되었다.

    2022년 소비자학회 연구에 따르면, 부부가 각자의 취미 활동에 동일한 수준의 예산을 배분할 경우 '공정성 인식'이 평균 41% 상승하며, 이는 관계 만족도 향상으로 직접 연결된다고 보고된다.

     

    훈련을 시작한 이후 나타난 관계의 변화

    훈련을 시작한 지 5주가 지난 현재, 예상하지 못한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처음 3주간은 스피닝의 훈련 강도가 꽤 높은 편이라  오후 2~3시경 졸음이 쏟아졌고, 저녁 시간에도 피로가 남아 대화가 줄어드는 날이 있었다.

    그런데 4주차부터 몸이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저녁 시간의 에너지가 높아졌다. 아침 운동 시간을 놓친 날은 식사 후 소화가 느려 운동을 가기 어려운 나의 특성을 이해하는 남편은 함께 있는 시간을 줄이더라도, "식사 전에 운동 갔다 와야죠?"라고 먼저 시간을 챙겨주기도 했다.

     

    또한 남편이 과거 MTB를 타던 경험을 바탕으로, 로드 바이크 안장 높이 조절법과 기어 변속 타이밍에 대한 정보를 함께 찾아 공유하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 브랜드 안장이 장거리에 좋대요"라며 유튜브 영상을 보내주거나, 주말 사이클 코스를 함께 검색하며 "여기 한강 코스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상대가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 예민해진 모습보다는, 에너지가 높아지고 밝아진 상태를 지속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실제로 훈련 4주차부터는 저녁 식사 후에도 설거지를 먼저 하거나, 주말 청소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등 가사 참여도가 높아졌다.

     

    운동이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이유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경험 기반 학습(Experiential Learning)으로 설명한다. 말로 설득하기보다, 실제로 변화된 모습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될 때 상대의 인식이 바뀐다는 개념이다. 미국 심리학자 데이비드 콜브(David Kolb)는 "인간은 직접 경험을 통해 학습할 때 가장 강력한 태도 변화를 겪는다"고 설명한다.

     

    운동을 통해 얻은 긍정적인 정서 상태는 자연스럽게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세로토닌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며, 이는 기분 안정과 긍정적 감정 표현으로 이어진다. 하버드 의과대학 2019년 연구에 따르면,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사람은 배우자와의 긍정적 상호작용 빈도가 평균 28% 높았다.

     

    또한 철인 3종에 모든 생활을 올인하기보다는, 부부로서의 일상 역시 존중하려는 태도를 유지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의 질을 지키고, 중요한 일정은 우선순위를 조정하며 균형을 맞추려 했다. 예를 들어 남편의 회사 행사가 있는 주말에는 토요일 사이클 훈련을 과감히 건너뛰고 함께 참석했으며, 명절이나 가족 모임이 있는 날에는 운동 계획을 전면 조정했다.

    이러한 태도가 상대에게 정서적인 여유를 제공했고, 자발적인 지지로 이어졌다고 판단된다. 결혼생활 전문가 존 가트맨(John Gottman) 박사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의 우선순위를 존중하는 태도"라고 강조한다.

     

    운동과 부부생활의 균형이 중요한 이유

    운동이 부부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가진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 감소와 기분 안정에 도움을 주지만, 생활 균형이 무너지면 소통 감소와 거리감을 유발할 수 있다.

     

    하버드 의과대학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운동은 관계 만족도를 평균 19% 높일 수 있으나 '주당 배우자와의 대면 대화 시간이 10시간 미만'일 경우 오히려 관계 만족도가 평균 14% 감소한다고 보고된다. 즉, 운동 자체는 긍정적 요소이지만 생활 전반의 균형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나는 이 균형을 지키기 위해 '주중 저녁 시간 확보'와 '일요일 완전 비우기' 원칙을 세웠고, 현재까지 이 원칙은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운동 기록 앱에 '일요일 휴식'을 필수 항목으로 설정해 두었고, 아무리 훈련 계획이 밀려도 일요일만큼은 남편과 함께 보내는 시간으로 완전히 비워두었다.

     

    철인 3종과 부부생활은 함께 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운동의 강도나 목표 자체가 아니라, 조율하는 태도라고 판단된다. 운동을 통해 얻은 긍정적인 변화를 관계 안으로 환원하고, 동시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생활을 존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두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철인 3종 도전은 개인의 목표를 넘어 가족 전체에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이 균형은 지속적인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훈련 강도가 높아지는 대회 2개월 전 구간에서는 주말 운동 시간이 5시간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고, 이 시기를 어떻게 조율할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운동과 부부생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충분히 함께 유지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이다. '시간 구조 조정', '비용 공정성 확보', '변화된 모습 보여주기', '중요한 날 우선순위 조정'이라는 4가지 원칙만 지켜도, 두 영역은 충분히 양립 가능하다.

     

    철인 3종에 도전하고 싶지만 가족과의 관계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면, 먼저 시간 사용 구조를 점검해 보길 권한다. 운동 시간을 확보하면서도 함께 보내는 시간의 '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