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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쉬 운동화에 실망한 뒤, 러닝화를 다시 보게 된 이유

들어가며: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 불편함
지금 신고 있는 러닝화는 갑피가 매쉬로 되어 있다. 처음에는 가볍고 통풍이 잘되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발이 신발 안에서 도는 느낌이 분명해졌다. 아직 구입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버리기에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편하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결국 최대한 끈을 조여 신으며 사용하고 있지만, 훈련이 길어질수록 이 불편함은 점점 더 크게 느껴지고 있다.

장비를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훈련 효율과 리듬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다시 보게 된 흐름 속에서, 이번 러닝화 문제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매쉬 러닝화는 왜 이렇게 빨리 늘어날까
매쉬(mesh) 소재 러닝화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다. 여름 러닝이나 단거리 러닝에는 분명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섬유 간 간격이 넓고 신축성이 크기 때문에 반복적인 충격과 발의 미세한 움직임이 누적되면 형태 유지력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러닝 관련 생체역학 연구들에서는 갑피의 지지력이 부족할 경우, 발의 회전과 미끄러짐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에너지 손실과 관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한다. 특히 장시간 러닝처럼 반복 동작이 누적되는 환경에서는 이런 작은 흔들림이 피로도를 빠르게 높이는 요인이 된다.
지금 내가 느끼는 불편함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처음에는 편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발을 잡아주던 느낌이 사라졌고, 러닝 후반부로 갈수록 신발 안에서 발이 흔들리는 감각이 분명해졌다.
매쉬 소재의 통기성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장거리 훈련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입장에서는 내구성과 지지력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특히 주 3회 이상 10km 이상의 거리를 뛰는 훈련 패턴에서는, 소재의 특성이 신발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했다.
철인3종 러닝에서 러닝화가 더 중요한 이유
철인3종 러닝은 단순한 러닝과 조건이 다르다. 이미 수영과 사이클을 거친 상태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하체 근육은 어느 정도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이때 러닝화의 안정성과 고정력은 단순한 착용감을 넘어, 훈련 지속성과 부상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러닝화의 구조가 불안정하면, 후반으로 갈수록 보폭과 착지 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이는 러닝 폼 붕괴로 이어지고, 결국 훈련 전체의 질을 떨어뜨린다. 철인3종 훈련에서 러닝화는 기록을 끌어올리는 장비라기보다는, 훈련 리듬을 지켜주는 장치에 가깝다고 느끼게 됐다.
특히 브릭 훈련(사이클 직후 러닝을 이어가는 훈련)을 할 때 이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이미 사이클로 대퇴사두근이 지친 상태에서 러닝을 시작하면, 평소보다 발목과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진다. 이럴 때 신발이 발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면, 자세가 무너지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고 부상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러닝화 하나가 훈련 리듬에 미치는 영향
러닝화를 바꾸면 기록이 갑자기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러닝화가 맞지 않을 경우, 훈련 리듬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체감하고 있다.
발이 안에서 도는 느낌이 지속되면, 러닝 중 불필요하게 신경을 쓰게 된다. 착지할 때마다 미세하게 조심하게 되고, 속도를 유지하는 데도 부담이 생긴다. 이런 작은 불편함이 쌓이면, 계획했던 훈련 강도를 끝까지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반대로 발이 안정적으로 잡히는 러닝화는, 러닝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으니 호흡과 보폭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쉬워지고, 훈련 후 피로도도 상대적으로 덜 남는다. 이 차이는 장거리 훈련일수록 더 크게 느껴진다.
신발이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줄 때는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작은 차이가 누적되면, 훈련 계획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러닝화 선택에서 놓쳤던 것들
돌이켜보면, 러닝화를 선택할 때 가볍고 통기성이 좋다는 장점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단거리 러닝이나 가벼운 조깅에는 이런 기준도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주당 훈련량이 늘어나고, 한 번에 뛰는 거리가 길어지면서 내구성과 지지력이 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힐컵(heel cup)의 단단함은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였다. 힐컵이 발뒤꿈치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면, 러닝 중 발이 신발 안에서 미끄러지면서 물집이 생기기 쉽고, 착지 시 충격이 효과적으로 분산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부드러운 착용감을 우선시했지만, 지금은 적절한 수준의 단단함이 오히려 편안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중창(midsole)의 내구성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쿠셔닝이 좋아도 형태가 빠르게 무너지면, 몇 개월 안에 신발의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체중이 실리는 부분과 지면과 닿는 부분의 소재가 어떻게 조합되어 있는지가 신발의 실제 수명을 결정한다.
10만원 안팎, 가성비 중심으로 다시 정리한 선택 기준
현실적으로 러닝화에 큰 비용을 쓰기에는 부담이 있다. 철인3종 장비 특성상 지출이 한 번에 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에는 10만원 안팎의 가성비 중심으로 기준을 다시 정리했다. 다만 이후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중급 이상 모델까지 함께 비교 대상으로 두었다.
새로운 선택 기준:
- 매쉬 단독 구조보다는 보강된 갑피 구조
- 장거리에서도 형태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중창
- 힐컵이 단단해 발이 안에서 흔들리지 않을 것
- 과도하게 가볍지 않은 무게감
이 기준은 기록 향상을 위한 욕심이라기보다는, 훈련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최소 조건에 가깝다.
가격대별로 살펴보면, 7만원에서 10만원 사이에도 훈련용으로 충분한 모델들이 있다. 이 가격대에서는 최신 기술이나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구조와 검증된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10만원에서 13만원 사이의 중간 가격대에서는 안정성이 한층 강화된 모델들을 찾을 수 있고, 15만원 이상의 상위 모델들은 선택지 확장을 위한 참고 기준으로 두었다.
러닝화 선택 정리 (가성비부터 상위 선택지까지)
| 구분 | 선택 기준 | 가격대 | 의미 |
|---|---|---|---|
| 가성비 | 데일리 훈련용 러닝화 | 7~10만원 | 훈련 리듬 유지용, 부담 없는 교체 주기 |
| 중간 | 안정성 강화 러닝화 | 10~13만원 | 장거리 훈련 시 피로도 감소 |
| 상위 | 중급 이상 러닝화 | 15만원 이상 | 선택지 확장용 참고 기준 |
가성비 구간에서는 아식스의 젤 시리즈나 뉴발란스의 880 시리즈처럼 오랜 기간 검증된 모델들이 좋은 선택지가 된다. 이들은 화려한 마케팅보다는 실제 러너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되어 온 모델들이기 때문에, 기본기가 탄탄하다.
중간 구간에서는 브룩스의 고스트 시리즈나 호카의 클리프톤 시리즈처럼 장거리 러닝에 특화된 모델들을 고려할 수 있다. 이 가격대부터는 쿠셔닝과 안정성의 균형이 더 정교해지고, 내구성도 확실히 개선된다.
이제는 관점을 바꿀 시기
그동안은 러닝화를 고를 때 "발만 편하면 된다"는 기준이 전부였다. 하지만 훈련 강도와 시간이 늘어나면서, 이 기준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러닝화는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훈련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장비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대회 당일에 발에 익지 않은 새 신발을 신을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내 발에 잘 맞는 러닝화를 찾고, 충분히 길들이는 것이 목표다. 일반적으로 새 러닝화는 최소 100km 이상을 훈련에서 신어본 후에 대회에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는 신발이 발에 맞춰지는 시간이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미리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 신발로는 최대한 버티되, 다음 선택에서는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러닝화 선택에서 단기적인 편안함보다는 장기적인 내구성과 안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마치며: 작은 장비 하나가 만드는 차이
러닝화 하나로 훈련이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맞지 않는 러닝화 하나로 훈련 흐름이 무너질 수는 있다. 그 사실을 몸으로 느낀 지금, 신발을 바라보는 기준도 함께 바뀌고 있다.
철인3종은 세 가지 종목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만큼, 각 종목의 장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러닝화는 가장 자주 교체해야 하고, 선택의 폭도 넓지만, 그만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도 많다.
앞으로는 러닝화를 선택할 때, 구매 전 준비를 더 철저히 할 생각이다. 온라인에서 장거리 러너들의 리뷰를 최대한 많이 찾아보고, 특히 내구성과 갑피 지지력에 대한 평가를 중점적으로 확인하려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단순히 편안함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힐컵을 손으로 눌러보며 단단함을 체크하고, 갑피 소재를 꼼꼼히 살피며, 발을 넣었을 때 발뒤꿈치가 확실히 고정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구매 후에는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거리를 늘려가며, 신발이 내 발과 러닝 스타일에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내 발과 훈련 패턴에 맞는 신발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 러닝화는 개인마다 발 모양과 러닝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지만,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향은 공유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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