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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 훈련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판단 중 하나는, 러닝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멈추는 것이었다.
훈련을 시작하는 데에는 계획과 의지가 필요했지만, 멈추는 결정에는 훨씬 더 많은 고민이 뒤따랐다. 특히 계획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을 때 느껴지는 아쉬움과 불안감은, 쉽게 러닝을 계속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하지만 훈련을 이어갈수록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느끼게 되었다. 언제 멈추느냐에 따라 다음 훈련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이 글은 철인3종 훈련 과정에서 내가 러닝을 멈추기로 결정했던 경험을 돌아보며, 그 판단 기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정리한 기록이다.
멈추는 것은 포기라고 생각했던 시기
훈련 초기의 나는 러닝을 멈추는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했다.
계획된 거리나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그날의 훈련이 실패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몸이 무겁거나 호흡이 불안정해도, "조금만 더 가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계속 달리는 날이 많았다. 이런 태도는 단기적으로는 성취감을 줄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훈련의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특히 철인3종 훈련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라,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친 과정이다. 그럼에도 나는 하루의 훈련을 완성하지 못하는 것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멈추는 것은 곧 의지가 부족한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했고, 그 판단은 결국 몸보다 감정이 앞서는 훈련으로 이어졌다.
멈추지 못한 선택이 남긴 결과
러닝을 멈추지 못한 선택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훈련을 끝낸 직후에는 계획을 지켰다는 안도감이 있었지만, 그 여파는 다음 날이나 그다음 훈련에서 드러났다. 다리가 평소보다 무겁게 느껴지거나, 호흡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날이 반복되었다. 특히 브릭 훈련이나 연속 훈련이 이어질 때는, 하루의 무리한 선택이 전체 훈련 일정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나는 조금씩 의문을 갖게 되었다. 과연 끝까지 달리는 것이 항상 옳은 선택일까, 그리고 멈추지 않는 훈련이 정말 강한 훈련일까라는 질문이었다.
멈추기로 결정했던 어느 날의 경험
기억에 남는 날이 하나 있다. 워밍업을 마치고 러닝을 시작했지만, 초반부터 몸의 반응이 평소와 달랐다.
호흡은 안정되지 않았고, 다리는 리듬을 찾지 못한 채 무겁게 느껴졌다. 평소 같았으면 '적응 구간'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달렸을 상황이었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불편감이 줄어들지 않았다.
러닝을 이어갈수록 나는 점점 몸의 신호보다 계획표를 먼저 떠올리고 있었다. 아직 목표 거리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고, 그 생각이 오히려 몸을 더 경직시키는 느낌이었다. 결국 나는 예정된 훈련을 모두 채우지 못한 채 러닝을 멈췄다.
그날의 선택은 처음에는 찝찝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다음 날, 몸의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회복이 빨랐고, 다음 훈련을 훨씬 수월하게 이어갈 수 있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멈추는 선택이 훈련을 망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체감했다.
멈추는 기준을 세우기 시작하다
이 경험 이후, 나는 러닝을 멈추는 기준을 조금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불편감의 성격이었다.
단순한 피로인지, 아니면 점점 선명해지는 불편감인지에 따라 판단을 달리했다. 러닝을 이어갈수록 감각이 둔해지고 리듬이 안정된다면 계속해도 괜찮다고 판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감이 또렷해진다면 그날의 러닝은 거기서 멈추기로 했다.
또 하나의 기준은 호흡과 리듬의 회복 여부였다. 일정 시간 동안 속도를 조절해도 호흡이 안정되지 않거나, 러닝 리듬이 끝내 맞지 않는 날에는 계획을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기준들은 훈련을 쉽게 포기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훈련을 오래 이어가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처럼 느껴졌다.
멈춘 이후의 선택이 더 중요해지다
러닝을 멈추는 결정을 내린 이후, 나는 그 다음 선택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러닝을 중단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훈련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다음 훈련의 질을 좌우했다. 러닝을 멈춘 대신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회복 위주의 움직임으로 마무리하면서, 훈련의 흐름을 완전히 끊지 않으려고 했다.
이런 방식은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었다. 훈련을 포기했다는 느낌 대신, 훈련의 방향을 조정했다는 인식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 인식은 다음 날 훈련을 시작할 때의 부담을 크게 줄여주었다.
철인3종 훈련에서 멈춤의 의미
철인3종 훈련을 이어가며 점점 분명해진 것은, 멈춤이 훈련의 반대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멈춤은 훈련의 일부였고,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 과정에 가까웠다. 멈추는 기준이 없을 때는 매번 훈련이 도박처럼 느껴졌지만, 기준이 생기자 훈련은 훨씬 안정적인 흐름을 갖게 되었다.
특히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훈련하는 철인3종에서는, 하루의 완성도보다 전체 일정의 균형이 훨씬 중요하다. 멈추는 판단은 그 균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선택이었다.
지금의 나에게 멈춘다는 판단
지금의 나는 러닝을 멈추는 결정을 더 이상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날의 몸 상태를 존중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멈춤은 나약함의 표현이 아니라, 훈련을 지속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철인3종 훈련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만이 아니라, 오래도록 자신의 몸과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에게 더 잘 맞는 종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대화 속에는 달리는 순간뿐 아니라, 멈추는 순간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훈련 기록이 멈춤의 기준을 더 명확하게 만들어주다
러닝을 멈추는 기준을 세운 이후, 훈련 기록을 다시 보는 방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기록을 완주 여부나 목표 달성의 증거로만 봤다면, 지금은 그날 멈춘 이유와 그 이후의 흐름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 어떤 신호에서 멈췄는지, 멈춘 뒤 다음 훈련은 어땠는지를 간단하게라도 남겨두면, 나중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훨씬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다.
특히 철인3종처럼 여러 종목이 연속되는 훈련에서는, 러닝뿐 아니라 수영과 사이클에서의 컨디션까지 함께 기록해두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수영 후 어깨가 무거웠던 날 러닝을 일찍 멈췄더니 다음 날 브릭 훈련이 수월했던 경험, 사이클 강도가 높았던 주에는 러닝 거리를 줄였던 기록 등이 쌓이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와 훈련 흐름 사이의 연결고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기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나만의 훈련 패턴을 발견하는 도구가 되었다.
마무리: 멈춤이 다음 훈련을 살린다
러닝을 멈추기로 결정했던 경험들은, 돌이켜보면 모두 다음 훈련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 순간에는 아쉬움이 남았을지 모르지만, 그 선택 덕분에 훈련의 흐름은 이어질 수 있었다. 멈추는 기준이 생기자, 훈련은 더 이상 불안한 도전이 아니라 관리 가능한 과정이 되었다.
같은 철인3종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면, 언제 달릴지뿐만 아니라 언제 멈출지에 대한 기준도 한 번쯤 정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 기준이 명확해질수록, 훈련은 더 오래, 더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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