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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 훈련에서 훈련이 잘 쌓이고 있다는 신호를 구분하게 된 기준

📑 목차

    철인3종 훈련을 하면서 훈련 효과를 즉시 평가하지 않게 된 이후,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그렇다면 훈련이 잘 되고 있는지는 무엇을 보고 판단해야 할까라는 질문이었다. 단순히 기록이 좋아지는지, 힘들지 않은지를 기준으로 삼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글은 철인3종 훈련을 이어오며, 훈련이 제대로 쌓이고 있을 때 몸에서 나타나는 신호들을 어떻게 구분하게 되었는지를 정리한 기록이다. 눈에 띄는 성과보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작은 변화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철인3종 훈련 과정에서 훈련 평가 시점을 늦추게 된 이유

    기록보다 먼저 나타나는 변화들

    훈련이 잘 쌓이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기록이 아니었다. 속도나 거리 같은 수치는 비교적 늦게 따라왔다. 대신 일상적인 훈련 속에서 사소하지만 분명한 변화들이 먼저 나타났다.

     

    러닝을 시작할 때 워밍업 구간이 짧아졌다. 예전에는 몸이 풀리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5분 남짓한 워밍업만으로도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졌다. 이 변화는 기록으로는 남지 않지만, 몸의 준비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사이클링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발견했다. 처음 페달을 밟기 시작할 때의 무거운 느낌이 점차 줄어들었고, 초반 10분 정도만 지나면 자연스럽게 페이스가 잡혔다. 수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에 들어가자마자 호흡이 안정되고, 스트로크가 일정한 리듬을 찾는 시간이 짧아졌다.

    훈련 중 '버티는 느낌'이 줄어들다

    훈련이 잘 쌓이지 않을 때의 러닝은 항상 버티는 느낌이 강했다. 같은 속도, 같은 시간이라도 머릿속에서는 계속 '언제 끝나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반면 훈련이 안정적으로 쌓이기 시작하자, 러닝 중반 이후의 감각이 달라졌다.

     

    힘들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숨은 차고 다리는 무거웠지만, 그 상태를 억지로 견디고 있다는 느낌이 줄어들었다. 몸이 그 강도를 이미 알고 있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인상이 들었다. 이 변화는 기록보다 훨씬 신뢰할 수 있는 신호였다.

     

    특히 인터벌 훈련에서 이 차이가 두드러졌다. 고강도 구간이 시작될 때 예전에는 '이걸 어떻게 버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훈련이 쌓인 후에는 '이 정도면 괜찮다'는 감각이 자리 잡았다. 심리적 저항이 줄어들면서 훈련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회복 속도가 일정해지는 시점

    훈련이 잘 쌓이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는 회복 속도의 안정감이었다.

    훈련 강도가 조금 높아져도,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전날 훈련의 여파가 다음 날까지 남아 있더라도, 이틀 이상 끌지 않고 정리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반대로 훈련이 과하게 쌓일 때는, 회복 속도가 들쭉날쭉했다. 어떤 날은 괜찮았다가,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무거웠다. 회복 패턴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훈련이 몸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느껴졌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나는 간단한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훈련 다음 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날 때의 몸 상태를 세 단계로 구분했다. '가볍다', '보통', '무겁다'로만 표시했는데, 이 기록이 쌓이면서 회복 패턴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훈련이 잘 쌓일 때는 대부분 '보통' 상태가 유지되었고, 가끔 '가볍다'가 나타났다.

    다음 훈련의 첫 반응이 말해주는 것

    지금의 나는 훈련이 잘 쌓이고 있는지를 판단할 때, 다음 훈련의 시작 구간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러닝을 시작했을 때 첫 10분 동안의 감각, 워밍업 단계에서의 움직임, 호흡이 안정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같은 요소들이다.

     

    이 구간이 매번 크게 흔들리지 않고 비슷한 패턴을 유지한다면, 훈련은 안정적으로 쌓이고 있다고 판단한다. 반대로 훈련마다 시작 감각이 크게 달라진다면, 강도나 구성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러닝을 시작하고 5분이 지났을 때 호흡이 안정되는 날이 계속된다면, 현재 훈련 강도가 적절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10분이 지나도 호흡이 거칠고 다리가 무겁다면, 전날 훈련이 과했거나 회복이 부족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작은 불편감이 '사라지는 방식'을 보다

    예전에는 훈련 중 불편감이 나타나면 그것 자체에만 집중했다. 지금은 그 불편감이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본다. 훈련이 잘 쌓일 때는, 초반에 느껴지던 불편감이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반대로 훈련이 과할 때는, 불편감이 끝까지 남거나 훈련 후에도 이어진다. 같은 통증이라도 사라지는 방향으로 가느냐, 남는 방향으로 가느냐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차이를 인식하게 된 이후, 훈련 판단이 훨씬 명확해졌다.

    특히 러닝 중 무릎이나 발목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불편감은 이런 방식으로 관찰하면 유용하다. 워밍업 단계에서 느껴진 뻣뻣함이 본 훈련 구간에서 점차 사라진다면 크게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훈련이 진행될수록 불편감이 강해진다면, 그날 훈련은 즉시 중단하거나 강도를 낮춘다.

    훈련이 잘 쌓일 때 나타나는 심리적 변화

    몸의 변화만큼이나 분명한 신호는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나타났다. 훈련이 잘 쌓일 때는, 훈련을 앞두고 불필요한 계산이 줄어든다. '오늘은 얼마나 해야 하지'보다는 '오늘은 어떤 흐름으로 가져가볼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훈련이 의무가 아니라 과정으로 느껴지는 시점, 이것 역시 훈련이 안정적으로 쌓이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한다. 심리적 여유는 기록보다 늦게 무너지지만,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또한 훈련을 마친 후의 감정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오늘도 해냈다'는 성취감이나 '힘들었다'는 피로감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괜찮았다'는 담담한 느낌이 더 자주 든다. 이 담담함이 오히려 훈련이 안정적으로 쌓이고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진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체력의 변화

    훈련이 잘 쌓이고 있을 때는 일상생활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계단을 오를 때 숨이 덜 차고, 장을 보고 돌아올 때 다리가 덜 무겁다. 이런 변화들은 훈련 기록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체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하루 종일 활동한 후 저녁 무렵의 컨디션을 보면 훈련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예전에는 오후만 되어도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훈련이 쌓이면서 저녁까지 일정한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심폐 기능과 근지구력이 함께 향상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면의 질이 안정되는 패턴

    훈련이 적절하게 쌓일 때는 수면의 질도 함께 좋아진다.
    잠드는 시간이 일정해지고, 중간에 깨는 횟수가 줄어들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한 느낌이 든다. 반대로 훈련이 과할 때는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함이 남는다.

    특히 철인3종처럼 장시간 유산소 운동을 하는 종목에서는 수면의 질이 훈련 강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수면이 안정적이라면 현재 훈련량이 적절하다는 신호고, 수면이 불안정하다면 휴식이나 강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잘 쌓이는 훈련은 조용하다

    지금 돌아보면, 훈련이 가장 잘 쌓이던 시기에는 특별한 사건이 없었다. 기록이 급격히 오르지도 않았고, 극적인 성취감도 없었다. 대신 훈련이 매끄럽게 이어졌고, 몸 상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이 '조용함'이야말로 훈련이 잘 쌓이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라는 생각이 든다. 변화는 분명히 일어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요란하지 않다. 매일매일이 평범하게 이어지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분명히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조용한 성장은 측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몸은 정직하게 반응한다. 같은 코스를 달릴 때 예전보다 여유가 느껴지고, 같은 강도로 사이클링을 할 때 심박수가 낮게 유지되며, 수영 후 회복이 빨라진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성장을 만든다.

    마무리: 신호를 읽기 시작하면서 훈련이 안정되다

    훈련이 잘 쌓이고 있다는 신호를 구분하게 된 이후, 나는 훈련을 훨씬 차분하게 운영하게 되었다.
    기록이 좋아지지 않는 날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힘든 날에도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었다. 철인3종 훈련은 결국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가의 문제다. 그 과정에서 몸은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 신호를 알아차리고, 과하지 않게 조정하는 능력이 훈련의 질을 결정한다.

    지금의 나는 묻는다.
    "오늘 훈련은 어땠을까?"가 아니라
    "이 훈련은 다음 훈련으로 잘 이어질까?"

    그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다면, 훈련은 이미 잘 쌓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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