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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묘와 함께 바뀐 생활 패턴, 그날의 훈련을 다시 정하는 법

잠을 설친 날, 나는 이렇게 훈련을 결정한다
철인3종 훈련은 매일 이상적인 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면이 부족한 날, 몸이 무거운 날, 예상치 못한 일정이 생긴 날에도 훈련은 계속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의지가 아니라 명확한 판단 기준이다. 이 글은 수면이 부족한 날 내가 어떤 기준으로 훈련 여부와 강도를 결정하는지, 그 구체적인 적용 사례를 기록한 것이다.
기상 직후 몸 상태 체크: 3가지 신호 확인
첫 번째 판단은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수면이 깨진 날의 아침은 평소와 다르다. 나는 기상 직후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허리와 등의 뻣뻣함 정도
우리 집에는 올해 15살이 된 노묘 누렁이가 있다. 고양이 나이로 치면 70살이 넘은 할아버니 냥이다.
누렁이는 새벽 5시에서 6시 30분 사이에 운다. 사료를 한 번 준 후에도 우는 날은 사랑이 고파 우는 것이라, 울음을 멈추기 위해서는 거실로 나가 함께 이어 잠을 청해야 한다. 예전에는 단호하게 대했지만, 이제는 남은 시간을 좀 더 함께 보내고 싶다는 마음에 거실 바닥에서 누렁이를 쓰다듬어 주고 다시 잠을 청한다.
이렇게 새벽에 누렁이 때문에 잠이 깬 날 아침에는 허리와 등이 평소보다 뻣뻣하다. 통증이 아닌 경직 상태라면 훈련 가능 신호로 본다. 반면 움직일 때마다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그날은 강도 높은 훈련을 배제한다.
기상 후 5분 이내 몸의 반응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까지 가는 동안, 평소와 비교해 걸음이 얼마나 무겁게 느껴지는지 확인한다. 보폭이 좁아지고 발을 끌듯 걷는다면, 신경계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이때는 유산소보다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근력운동을 선택한다.
아침 식사 후 에너지 수준
수면이 부족해도 아침 식사 후 30분이 지나면 몸이 어느 정도 깨어난다. 이 시점에서 '지금 밖으로 나가서 걸을 수 있을까' 를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답이 '할 수는 있지만 귀찮다'라면 훈련 가능 상태다. 답이 '몸이 거부한다'라면 실내에서 가벼운 활동으로 대체한다.
훈련 목적 재정의: 오늘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수면이 깨진 날의 훈련은 성과를 내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시간이다. 나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마다 훈련 목적을 다시 정의한다.
기록 유지 vs 리듬 유지
계획표에는 '근력운동, 스텝밀, 러님머신'이라고 적혀 있어도, 오늘 필요한 것이 기록 갱신이 아니라 훈련 습관의 지속이라면 유산소 위주로 하고 평소 4km를 달렸다면 거리를 3km로 줄이고 속도를 늦춘다. 중요한 것은 훈련을 했다는 사실 자체다. 한 번 거르면 이틀이 되고, 이틀이 일주일이 된다. 수면이 부족한 날에도 훈련을 아예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리듬이 끊기는 것이 더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긴장 완화 vs 강도 유지
몸이 뻣뻣한 날에는 훈련의 목적을 근육 긴장 완화로 바꾼다. 빠른 러닝 대신 느린 조깅을, 무거운 웨이트 대신 스트레칭 위주의 근력운동을 선택한다. 강도를 낮추는 것은 후퇴가 아니라, 다음 날을 위한 준비다.
실전 적용 사례: 지난주 목요일의 선택
지난주 목요일은 전형적인 수면 부족 날이었다. 누렁이가 새벽 5시 30분에 울기 시작했고, 다시 잠들지 못했다. 기상 후 허리는 뻣뻣했지만 날카로운 통증은 없었다. 아침 식사 후에도 몸이 무겁게 느껴졌지만, 완전히 거부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당일 계획과 수정 결정
계획표에는 '8km 러닝 + 코어 운동 30분'이 적혀 있었다. 누렁이의 새벽 울음으로 3시간 정도 수면이 분절되었지만, 완전히 훈련을 포기할 상태는 아니었다. 상태를 확인한 후 다음과 같이 조정했다.
- 러닝 거리: 4km → 4km로 축소
- 러닝 속도: 평소 페이스(6.5km/hr) → 슬로우 러닝(5.5~6.0km/hr)
- 코어 운동: 30분 → 15분 스트레칭으로 대체
결과적으로 훈련은 약 45분간 진행되었고, 훈련 후 피로감보다는 몸이 풀린 느낌이 더 컸다. 만약 계획표를 그대로 고집했다면, 오히려 회복을 지연시키고 다음 날 훈련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다.
훈련 후 회복 체크: 내일을 위한 평가
수면이 부족한 날의 훈련은 끝나고 나서가 더 중요하다. 나는 훈련 종료 후 다음 사항을 반드시 체크한다.
훈련 직후 피로감 vs 상쾌함 비율
훈련을 마치고 5분 내에 느껴지는 감각을 확인한다. 피로감이 70% 이상이라면 오늘 훈련은 과했다는 신호다. 반대로 상쾌함이 더 크다면 적절한 강도였다고 판단한다.
다음 날 아침 몸 상태
가장 확실한 평가 기준은 다음 날 아침이다. 전날보다 몸이 더 무겁거나 통증이 증가했다면, 그날의 훈련 강도 조절이 실패했다는 의미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에게 맞는 조절 기준이 만들어진다.
장기적 관점: 하루의 성과보다 누적의 안정성
철인3종 훈련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하루 훈련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보다, 일주일 내내 훈련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면이 부족한 날마다 무리하게 계획을 밀어붙이면, 결국 며칠 연속 훈련을 쉬게 되는 상황이 온다.
반대로 컨디션에 맞게 강도를 조절하면서 훈련을 이어가면, 한 달 단위로 봤을 때 훈련 일수는 오히려 늘어난다. 이 차이가 3개월, 6개월 누적되면 훈련의 질과 양 모두에서 큰 격차가 만들어진다.
판단 기준은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수면이 깨진 날에도 훈련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지가 아니라 자신의 몸을 읽는 기준이다. 처음에는 기준이 모호하고 판단이 어렵다. 하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에게 맞는 기준이 명확해진다.
나의 경우 수면이 부족한 날에는 통증 위치 확인 → 훈련 목적 재정의 → 강도 조절 옵션 선택이라는 3단계 과정을 거친다. 이 기준을 적용하고 나서부터는 훈련을 완전히 포기하는 날이 줄었고, 형태를 바꾸면서라도 이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철인3종 훈련은 결국 이런 작은 판단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누렁이와 함께 바뀐 생활 패턴 속에서, 나는 훈련을 강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건에 맞게 선택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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