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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 훈련에서 강도를 다시 올려도 된다고 느껴진 순간

📑 목차

     

    철인3종 훈련에서 강도를 줄이는 기준이 생긴 이후, 또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그렇다면 언제 다시 강도를 올려도 될까라는 질문이었다. 줄이는 판단은 비교적 명확해졌지만, 다시 올리는 시점은 그보다 훨씬 더 조심스러웠다.

    예전에는 하루 쉬고 몸이 가볍게 느껴지면 바로 이전 강도로 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루 이틀은 괜찮아 보여도, 곧바로 다시 리듬이 흔들리거나 피로가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철인3종 훈련 과정에서 강도를 줄인 뒤, 다시 올려도 된다고 느껴졌던 순간들, 그리고 그 판단 기준이 어떻게 정리되었는지를 기록한 글이다. 강도를 올리는 선택 역시, 감각과 흐름을 읽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철인3종 훈련에서 강도를 줄인 뒤 다시 올려도 되는 시점을 고민하는 러너의 차분한 모습

    줄인 다음 날이 아니라, 그다음 날을 보기 시작하다

    처음에는 강도를 줄인 다음 날의 컨디션에 가장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몸이 가볍고 움직임이 좋으면 "이제 다시 올려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생각보다 자주 나를 속였다. 진짜 차이는 줄인 다음 날이 아니라, 그다음 훈련에서 드러났다. 강도를 줄인 날 이후 첫 훈련에서는 몸이 가볍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그다음 훈련이었다.

    • 그다음 날에도 워밍업이 부드러운가
    • 리듬이 다시 흐트러지지 않는가
    • 같은 강도에서 체감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는가

    이 세 가지가 유지될 때에만, 비로소 "강도를 다시 올려도 되겠다"는 판단이 가능했다.

    다시 올려도 된다는 첫 번째 신호: 워밍업의 짧아짐

    강도를 줄인 뒤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워밍업 시간이었다.

    훈련이 아직 회복 중일 때는 워밍업이 길어진다. 반대로 다시 올릴 준비가 되었을 때는, 워밍업이 자연스럽게 짧아진다.

    러닝을 예로 들면, 예전에는 15분 이상 지나야 몸이 풀리던 날들이 어느 순간 5~7분만 지나도 보폭과 호흡이 자연스럽게 맞아들기 시작했다.

     

    이때 중요한 점은 억지로 속도를 올리지 않아도 리듬이 살아난다는 것이었다. 의식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않았는데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느낌. 이 감각이 나타났을 때, 나는 강도를 다시 올릴 수 있는 첫 신호로 받아들였다.

    두 번째 신호: 체감 강도가 '예상보다 낮게' 느껴질 때

    강도를 다시 올릴 수 있는지 판단할 때, 나는 기록보다 체감 강도를 더 중요하게 본다.

    특히 "이 정도면 조금 힘들겠지"라고 예상했던 강도가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수월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5:30/km 페이스가 분명히 부담으로 느껴졌는데 강도를 줄인 기간을 거친 뒤 다시 같은 페이스로 달렸을 때 숨은 차지만 '버티는 느낌'이 거의 없을 때가 있었다.

     

    이때의 핵심은 힘들지 않다가 아니라, 힘든데 감당 가능한 느낌이었다. 훈련 중반 이후에도 "끝까지 갈 수 있겠다"는 여유가 남아 있다면 그날은 강도를 다시 올려도 되는 날에 가까웠다.

    세 번째 신호: 훈련 다음 날의 시작 감각

    강도를 다시 올렸을 때, 진짜 판단은 다음 날 훈련의 시작에서 나온다.
    다시 올린 강도가 아직 과한 경우, 다음 날 워밍업부터 몸이 무겁다. 반대로 강도가 적절했다면, 다음 날에도 리듬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나는 다음 날 훈련의 첫 10분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 러닝을 시작했을 때 호흡이 언제 안정되는지
    • 발이 땅에 닿는 감각이 자연스러운지
    • 전날 훈련의 잔여 피로가 과하지 않은지

    이 구간에서 큰 불편감 없이 흘러간다면, 전날 올린 강도는 '무리'가 아니라 '회복 위에 얹은 자극'이었다고 판단한다.

    강도를 올릴 때 내가 지킨 한 가지 원칙

    강도를 다시 올릴 때, 나는 한 번에 하나만 바꾼다는 원칙을 세웠다.

    • 속도를 올렸다면, 시간은 그대로 둔다
    • 시간을 늘렸다면, 속도는 그대로 둔다
    • 종목을 늘렸다면, 각 종목의 강도는 유지한다

    예를 들어, 러닝에서 강도를 올리는 날이라면 거리와 페이스를 동시에 올리지 않는다. 5km → 6km로 늘렸다면, 페이스는 그대로 둔다. 페이스를 올린 날이라면, 거리는 이전과 같게 유지한다.

    이렇게 하면 강도를 올렸을 때 나타나는 몸의 반응을 훨씬 명확하게 읽을 수 있었다. 무엇이 부담이 되었는지, 무엇이 아직 여유가 있는지 구분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다시 올렸는데도 불안한 날의 처리 방식

    강도를 다시 올렸지만, 훈련 중반부터 애매한 불안감이 올라오는 날도 있다. 이럴 때 나는 "이미 올렸으니 끝까지 가자"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

    대신

    • 후반부 강도를 살짝 낮추거나
    • 쿨다운 시간을 늘리거나
    • 다음 훈련에서 바로 강도를 유지하지 않는다

    강도를 올린 날이 시험이었다면, 그 다음 날은 확인하는 날로 둔다. 이렇게 하면 강도 상승이 일시적인 성공인지, 지속 가능한 선택인지 구분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날을 여러 번 경험하며 깨달은 점이 있다. 강도를 올렸을 때 나타나는 불안감은 단순히 체력 문제가 아닐 때가 많다. 오히려 전날 수면이 부족했거나, 식사 타이밍이 맞지 않았거나, 다른 종목에서 쌓인 피로가 아직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날의 기록을 따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강도를 올렸는데 끝까지 가지 못한 날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강도를 올리기 이틀 전부터의 컨디션 변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전날 하루만 회복된 상태에서 강도를 올리면 실패 확률이 높았다. 반면 이틀 이상 연속으로 워밍업이 부드럽고, 훈련 중 체감이 안정적이었던 날에 강도를 올렸을 때는 다음 날까지도 리듬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결국 강도를 올리는 판단은 하루의 느낌이 아니라, 최소 이틀 이상의 흐름을 확인한 뒤에 내려야 한다는 원칙이 생겼다.


    마무리: 강도를 올리는 판단도 훈련의 일부다

    철인3종 훈련에서 강도를 줄이는 판단만큼이나, 언제 다시 올릴 것인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무작정 버티는 것도, 조급하게 끌어올리는 것도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의 나는 이렇게 정리한다.

    • 강도를 줄이는 판단은 몸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고
    • 강도를 다시 올리는 판단은 흐름을 확인한 뒤의 선택이다

    강도를 줄인 뒤에도 워밍업이 짧아지고, 체감 강도가 안정되고, 다음 날 훈련의 시작이 부드럽다면 그때는 다시 한 단계 올라가도 괜찮다.

    훈련은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파도처럼 반복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높이 오르느냐가 아니라, 그 파도를 얼마나 오래 탈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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